러닝화업체들 주가 약세 속 호카 급락
2023년 들어 런닝화 시장에서 호카의 주가가 반토막 나며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아식스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며 나홀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러닝 산업의 전반적인 약세 속에서 호카의 주가 급락 원인을 분석하고, 아식스의 성공적인 도약 배경을 살펴보겠다.
러닝화업체들의 주가 약세: 시장 상황의 영향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러닝화 및 스포츠웨어 업체들의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현상은 단순한 개별 기업 이슈라기보다 거시경제 환경 변화와 소비 패턴 전환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러닝·애슬레저 시장은 2020~2022년 동안 ‘보복 소비’와 건강 트렌드의 수혜를 크게 받았지만, 현재는 그에 따른 **기저 효과(Base Effect)**와 경기 둔화가 맞물리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가장 큰 요인은 소비 여력의 축소다. 고금리·고물가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은 필수 소비와 선택 소비를 보다 명확히 구분하기 시작했다. 러닝화는 건강과 직결된 제품이지만, 고가 제품군의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 시점을 늦추거나 대체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는 영역에 속한다. 이로 인해 프리미엄 러닝화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 둔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곧 실적 가이던스 하향과 주가 약세로 연결되고 있다. 또한 공급 측 비용 압박도 무시할 수 없다.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물류비 부담은 제조 원가를 끌어올렸고, 이를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과정에서 수요 위축이 발생했다. 러닝화 산업은 기술 집약적이면서도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높아, 이러한 비용 구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구조적 부담을 반영해 해당 업종 전반에 보수적인 밸류에이션을 적용하고 있다.
호카 급락: 이미지 쇄신의 필요성
호카(HOKA)의 주가 급락은 단순히 시장 환경 탓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호카는 한때 ‘두꺼운 미드솔과 혁신적인 쿠셔닝’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로 러닝화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했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는 이 차별화 요소가 더 이상 독점적인 강점으로 작용하지 않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첫째, 브랜드 포지셔닝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초기에는 기능성 러닝화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라이프스타일·패션 요소를 강화하는 경쟁 브랜드들과 비교해 이미지 확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잘 달릴 수 있는 신발’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활용 가능한 디자인과 브랜드 스토리를 동시에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호카는 핵심 러닝 유저층을 넘어서는 확장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둘째,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재정비 필요성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데, 호카는 경쟁사 대비 소비자 참여형 콘텐츠나 커뮤니티 기반 마케팅에서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브랜드 충성도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으로 매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투자자 관점에서는 성장 스토리의 약화가 주가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고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던 종목일수록, 성장 둔화 신호가 감지될 경우 조정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호카의 사례는 브랜드 혁신이 멈추는 순간, 시장의 평가가 얼마나 빠르게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아식스 나홀로 상승: 성공 배경 분석
이와 대조적으로 아식스(ASICS)가 러닝화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견조한 주가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과 안정적인 사업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아식스는 화려한 트렌드보다는 ‘러닝 전문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기능성과 신뢰를 중시하는 소비자층을 확실히 확보해왔다. 아식스의 강점은 폭넓은 고객 스펙트럼이다. 엘리트 러너부터 일반 조깅 인구,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소비자층을 아우르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함으로써 특정 트렌드 변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 이는 경기 변동 국면에서도 매출 변동성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데이터 기반 제품 개발과 디지털 전략이 주효했다. 아식스는 러닝 분석 기술, 피트니스 앱, 커뮤니티 플랫폼 등을 통해 소비자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제품 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브랜드와 ‘함께 진화한다’는 인식을 갖게 되며, 이는 장기적인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진다. 여기에 더해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에 대한 일관된 접근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친환경 소재 사용, 탄소 배출 저감 전략, 사회적 책임 활동은 단기 매출보다는 장기 브랜드 가치를 중시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결국 아식스의 상승세는 단기 유행이 아닌, 신뢰와 일관성에 기반한 브랜드 전략이 주가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